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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나는 아내의 고통을 알 수 없었다.나는 다만 아내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자신의 고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극히 김훈스럽고지극히 단조롭고그래서인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문장이었다. 암으로 투병하는 아내의 병수발을 하면서젋은 직원의 젊음을 부럽게 바라보던 남편그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라나 자신이 될 수 도 있다는 해서는 안되는 생각을 해보았다.아내가 그 소중한 존재가 아프고 암으로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그것을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견딜 수 있겠는가?그럼에도 아내의 고통을 알 수는 없다.내 고통만을 인지할 따름이다. 내 힘겨움만을 알 뿐이다.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 백년해로하고 딱 사흘 정도 내가 먼저 가면 어떨까?백년해로 했으니 아내도 그리 억울하지는 않을터물론 요즘 세태로 보면 직장에서 나온 이후에 남편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들었다물론 그럴 것이지만 조금만 돈 벌어서 조금만 재미있게 살다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이 책을 읽다가 했다. 참 묘한 기분이다.
2004년도 한국 소설문학의 큰 흐름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 작품을 포함한, 1편의 특별상과 7편의 우수작상이 지닌 각기 다양한 작품세계가 이 한 권 속에 펼쳐져 있다. 2004년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김훈 씨의 소설 이 선정되었다.
김훈의 은 주인공이 아내의 화장(火葬)과 은근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젊은 여인의 화장(化粧)을 절묘한 표현기법으로 오버랩시키면서, 모든 소멸해가는 것과 소생하는 것들 사이에서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존재의미를 냉혹하고 정밀하게 추구한 대작이다.

대상 수상작
김훈

우수상 수상작
구효서
김승희
전성태
고은주
하성란
정미경
박민규

특별상 수상작
문순태


1. 대상 김훈 「화장」

2. 특별상 문순태 「늙은 어머니의 향기」
노모(老母)와 젊은 아내의 냄새를 통해 세대 간 권력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힘의 팽창과 몰락 과정을 탐색한 감동적인 작품!

3. 우수작(등단연도순)
구효서 「밤이 지나다」
신선한 감각으로 현대인의 방황의식 그린 작품

김승희 「진흙 파이를 굽는 시간」
현대인의 자화상을 새로운 형태로 작품화

전성태 「존재의 숲」
삶의 여정과 성인으로의 입문을 그린 상징적 소설

고은주 「칵테일 슈가」
샤레이드 게임처럼 정교하게 구축한 구성

하성란 「그림자 아이」
세련된 문체와 상징으로 독자를 매료케 하는 작품

정미경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인간의 고독과 고립

박민규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색다른 서사기법 보여준 희소가치적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