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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올빼미


*출판사 놈들에게 북커버란 어떻게 만드는가를 보여주는 제대로 된 책입니다.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문학과사상사 같은 책표지를 보면서 눈을 버려왔습니까.실은 책의 만듬새만 가지고도 만점을 주고 싶은 책입니다만,읽은 분들은 아시다시피 썩 정감있는 글은 아닙니다.*그녀를 잃어버린 이후, 환기구가 막혀 버린 이후, 내 존재가 온통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육중한 벽에 의해, 철판처럼 누꺼운 눅눅한 벽에 의해 그녀와 차단된 이후로. 다가올 모든 시간들 속에서 나의 길을 잃은 것만 같았다.*아.. 헤다야트놈...슬픈 이별의 맛을 보았구나...
고독한 필통 뚜껑 장식사가
벽에 비친 올빼미 모양의 자신의 그림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파리에서의 두 번의 자살 시도 끝에 마침내 이상하고 낯선 삶으로 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한 이란 현대문학의 거장 사데크 헤다야트. 카프카에 버금가는 이 천재 작가는 테헤란의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유학했으나 학업을 포기하고 문학에 몰두했다. 7년 만에 완성한 눈먼 올빼미 는 천 년 넘게 운문만 존재해 온 페르시아 문학에 큰 파문을 던 진 최초의 소설이며 최고의 문제작이다.

어느날 그는 작은 방의 네모난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바깥에 서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그의 삶의 영감인 동시에 절망의 원천이 되어 버린 관능적이고 위험한 그 여인은 사이프러스 나무, 그 아래 웅크리고 앉은 노인과 함께 반복해서 그의 앞에 환영처럼 나타난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여인이 갑자기 그의 방으로 들어와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그녀의 시신을 가방에 담아 등이 굽은 노인의 도움으로 고대 도시의 유적지에 매장한다. 그리고 그는 깨닫는다. 자신의 삶이 시작된 이래로 줄곧 하나의 시신이 차갑고 생기 없는 움직임도 없는 시신 하나가 어두운 방 안에서 자신과 함께 있어 왔다고.

고독한 필통 뚜껑 장식사가 자신의 그림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속물들의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뇌와 풍자, 혐오와 절망이 가득하다. 그리고 방의 환기구를 통해 우연히 보게 된 여인의 등장. 어떤 소설과도 다른 독특한 상상력과 눈부신 묘사, 생의 어둠에 대한 초현실적이고 광기 어린 문체가 빛을 발한다. 어둡고 슬프지만 감동적이다. 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으나 읽으면 자살하게 된다 는 우려 때문에 한때 독서 금지되었던 작품으로, 꼭 읽어야 할 20세기의 작품 ,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에 선정된 바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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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조차 볼 수 없을 때 보게 되는 세상 ? 류시화
삶을 끝내게 만드는 책 ? 포로키스타 카크푸르
혹독한 삶과 죽음의 절박한 목소리 ? 공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