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의 수상작 최수철의 소설은 그냥 마음 놓고 읽기에는 수월하지 않다. 재미있는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제잡기가 쉽지도 않다. 그래서 그의 소설 중 어떤 작품은 읽는 도중에서 포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 하나라도 다 읽고 나면 참으로 뿌듯해진다. 결국 내가 이 소설을 읽고 말았구나. 그러면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조금이라도 가닥을 잡을 수 있으면 그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다. 자신이 공연히 고급독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상문학상수상작은 수상집 이름에 이상 시인의 이름을 걸어놓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을 선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 국문학의 영역을 한 단계 넓혀줄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 그들의 실험성을 인정하면서 우리말과 우리 문학의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 수상집의 작품들의 성향들이 대체로 우리들에게는 낯설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다소 낯설게 여겨지는 부분이 남아 있는데 그 당시에는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들이 쏟은 정신의 공이 보인다. 결코 쉽게 읽히는 글이 아니어서 내게는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인상깊은구절]현대의 신은 일상이다. 현대에는 일상이 곧 신이다. 일상은 우리를 바위에 단단히 비끄러매어 놓은 뒤 우리를 짐승처럼 마비시켜서 우리의 간과 심장에 살이 붙게 한다. 그리고는 독수리의 부리로 그 살점을 쪼아먹는다. 그러나 그 신은 관대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로 하여금 거의 고통을 느끼지 않게끔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 것이다.
1993년도 한국 소설 문학의 큰 흐름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 작품을 포함한 7편의 우수작상, 1편의 기수상작가 우수작상의 다양한 작품세계가 이 한 권에 펼쳐져 있다. 1993년도 제1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은 최수철 씨의 가 선정되었다.
에서의 언어의 지적 실험성은 한국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의 시경(視境)을 열어놓는다는 점과 보편성의 확대라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비단 이와 같은 실험의 스펙트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와 함께 ‘본다’는 인지의 지각이 강조되고 있듯이 이 투시가 삶의 일상뿐만 아니라 자아를 대상화함에 더 준열함으로써 깊은 존재론적 내성에의 길과 동싱 열림과 화해의 구조를 제시하고 있는 점도 이에 못지않은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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